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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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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녹말죽, 오늘날 환자식의 뿌리를 찾아서 쌀이 귀하던 시절, 혹은 병환으로 밥조차 삼키기 힘들던 때 우리 선조들은 무엇으로 허기를 달래고 기운을 회복했을까요? 바로 산과 들에서 얻은 칡, 도토리, 녹두 등에서 추출한 녹말로 쑤어낸 ‘녹말죽’입니다. 녹말죽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몸을 다스리는 약선 음식이자 흉년을 이겨내는 구황식품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오늘은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 전통 식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녹말죽의 역사와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1. 녹말죽이란 무엇인가? 녹말죽은 쌀알을 그대로 끓여내는 일반 죽과 다르게 식물의 뿌리, 열매, 씨앗에서 추출한 녹말가루를 물에 풀어 쑤어낸 죽입니다. 녹말 입자가 매우 곱기 때문에 쌀죽보다 질감이 한결 더 매끄러우며, 목 넘김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린아이, 노인..
꽃을 입힌 전병, 조선의 봄을 담은 '화전' 이야기 봄이 오면 자연은 가장 화려한 빛깔로 물듭니다. 우리 선조들은 그 계절의 아름다움을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지 않았습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들에 핀 꽃을 따다가 찹쌀 반죽 위에 얹어 부쳐 먹는 '화전'이라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꽃 화’와 ‘지질 전’자를 써서 꽃을 넣어 지진 전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전통 행사나 문화 체험 행사에서 종종 접할 수 있지만 그 기원과 풍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전이 아닌 깊은 의미를 가진 음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화전의 정의, 역사 기록, 조리법, 그리고 현대와의 차이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1. 화전이란 무엇인가? 화전은 찹쌀가루 반죽을 동글납작하게 빚은 뒤, 그 위에 제철 꽃을 얹어 기름에 지져낸 음식입니다..
여름철 별미, 개성의 냉만두 편수 여름은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계절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별미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성 지역에서 유래한 ‘편수’입니다. 편수는 한마디로 말하면 차갑게 즐기는 만두로, 뜨거운 국물 대신 시원하게 식힌 장국이나 초간장에 곁들여 먹는 여름 음식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으나 『시의전서』와 같은 조선시대 조리서에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한때 여름철 특별한 별미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편수가 어떤 음식인지, 어떤 역사와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1. 편수란 무엇인가?편수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조각 난 물’ 혹은 ‘얇은 물 조각’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만두피를 ..
잊혀진 궁중 진미, 닭고기 찜 '계증' 조선시대 궁중 요리 중 하나였던 ‘계증’은 오늘날에는 거의 사라진 귀한 전통 닭찜입니다. 이 글에서는 문헌 속 기록을 통해 계증이 어떤 요리이고, 현대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요리 방법을 소개합니다. 1. 계증이란 무엇인가?'계증'은 글자 그대로 '닭을 찐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요리서 《규합총서》에 등장하는 궁중 및 양반가 요리로, 닭고기를 손질한 뒤 향신 채소와 함께 쪄낸 음식입니다. 오늘날의 백숙이나 찜닭과는 다른 특징이 있는데, 국물보다 고기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조리법이 핵심이었습니다. 《규합총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닭은 털과 내장을 깨끗이 하여 장과 향채를 넣고 찌되, 국물은 적게 하여 향을 보존케 하라.” 여기서 ‘향채’는 파, 마늘, 생강, 후추, 산초 등 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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