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합총서 (4) 썸네일형 리스트형 조선 선비들의 해장국은 무엇이었을까? '풍'을 막는 방풍탕 이야기 '바람을 막는다'는 뜻을 가진 비범한 이름의 식물인 '방풍'.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 식물의 뿌리를 약으로 먹고, 봄에 돋아나는 연한 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으며 건강을 지켜왔습니다. 특히 이 향긋한 방풍나물을 넣고 끓여낸 방풍탕은 감기 기운을 물리치는 보양식이었고 과음으로 지친 속을 풀어주는 시원한 해장국으로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방풍탕'이라는 이름은 사용하는 재료와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명확히 나뉩니다. 조선 후기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 기록된 것은 잎을 사용한 '음식'이고, 허준이 쓴『동의보감』에 기록된 것은 뿌리를 쓴 '약'입니다. 지금부터 이 두 기록을 넘나들며 이름 그대로 '풍사'를 막아 우리 몸을 지켰던 선조들의 지혜를 깊이 있게 설명하겠습니다.1. 방풍탕이란 무엇인가?방풍탕.. 붉은 빛에 담긴 길상의 맛, 대추편 이야기 혹시 대추로 만든 떡이 있다는 걸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명절이나 큰 의례의 자리에 오르는 떡 중에 오늘날은 거의 볼 수 없게 된 특별한 떡이 있습니다. 바로 '대추편'입니다. 이름 그대로 대추를 주재료로 삼아 만든 절편의 한 종류로『규합총서』를 비롯한 조선 후기 고조리서에는 “대추즙과 찹쌀가루를 익혀 굳힌 떡”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간식으로 먹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대추의 붉은빛과 그 속에 담긴 의미 때문에 길상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떡으로 자리했던 대추편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1. 대추편이란 무엇인가? 대추편은 찹쌀가루에 대추즙을 고루 섞어 찐 다음 굳혀 절편처럼 만든 떡입니다. 쫀득한 식감 속에 은은한 단맛이 배어 있고 무엇보다 붉은 빛을 띤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일반 절편이 단순히.. 난면, 물 없이 달걀로만 반죽한 국수 오늘은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었던 최고급 국수인 '난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국수를 만들 때 물을 당연히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난면'은 물을 넣지 않고 오직 달걀로만 만든 독특한 전통음식이었습니다. 과연 옛 조상들은 왜 물을 쓰지 않고 달걀로만 국수를 만들었으며, 오늘날 이 음식이 거의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1. 난면, 이름에 모든 것이 담기다난면은 그 이름에서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자를 보면 '알 란(卵)'에 '국수 면(麵)' 자를 합쳐 말 그대로 '달걀 국수'라는 뜻입니다. 밀가루에 물 대신 달걀을 넣어 반죽하고, 이를 얇게 밀어 국수 가락을 만드는 것이 특징인 음식입니다.오늘날에는 밀가루나 달걀이 흔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사정이 .. 섭산삼, 산삼 대신 먹었던 선조들의 지혜 산삼은 예로부터 하늘이 내린 영약으로 불리며 그 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양반가에서조차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산삼의 기운을 얻기 위해 우리 선조들은 놀라운 지혜를 발휘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이름부터 그 비밀을 품고 있는 특별한 전통 보양식, 바로 '섭산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값비싼 재료가 아닌 지혜와 정성으로 건강을 지켰던 선조들의 식문화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1. 섭산삼, 이름에 담긴 지혜로운 뜻섭산삼은 한자의 의미를 알면 그 정체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신할 섭(攝)' 자에 '메 산(山)'과 '인삼 삼(蔘)' 자를 써서, 글자 그대로 '산삼을 대신하는 음식'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는 진짜 산삼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효능을 지닌 재료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