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

(19)
감주, 술에서 식혜로 이어지는 전통 음료 이야기 옛 조상들은 먹고 남은 곡식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습니다. 밥으로 먹고 죽으로 먹는 것을 넘어 술과 음료까지 만들어내며 자연이 준 선물을 다양하게 활용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날 우리가 즐겨 마시는 식혜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음료가 바로 '감주'입니다. 이름 그대로 '달콤한 술'이라는 뜻을 가진 감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선 전통 발효 문화의 산물이었습니다. 오늘은 『산가요록』을 비롯한 옛 기록 속 감주의 모습과 현대 식혜와의 차이를 살펴보며 우리 전통 음료 단술의 매력을 살펴보겠습니다. 1. 감주란 무엇인가? 감주는 찹쌀과 엿기름을 이용해 만든 전통 발효 음료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식혜와 달리, 단순히 단맛만 내는 것이 아니라 발효 과정을 거쳐 은근한 알코올이 생기는 단술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감..
조선 선비들의 해장국은 무엇이었을까? '풍'을 막는 방풍탕 이야기 '바람을 막는다'는 뜻을 가진 비범한 이름의 식물인 '방풍'.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 식물의 뿌리를 약으로 먹고, 봄에 돋아나는 연한 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으며 건강을 지켜왔습니다. 특히 이 향긋한 방풍나물을 넣고 끓여낸 방풍탕은 감기 기운을 물리치는 보양식이었고 과음으로 지친 속을 풀어주는 시원한 해장국으로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방풍탕'이라는 이름은 사용하는 재료와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명확히 나뉩니다. 조선 후기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 기록된 것은 잎을 사용한 '음식'이고, 허준이 쓴『동의보감』에 기록된 것은 뿌리를 쓴 '약'입니다. 지금부터 이 두 기록을 넘나들며 이름 그대로 '풍사'를 막아 우리 몸을 지켰던 선조들의 지혜를 깊이 있게 설명하겠습니다.1. 방풍탕이란 무엇인가?방풍탕..
승검초차, 옛 조상들이 사랑한 당귀차의 비밀 옛 조상들은 꽃과 풀, 나무의 잎과 뿌리까지 자연의 산물을 삶 속에서 두루 활용하며 지혜로운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래서 식사나 향유를 위한 재료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몸을 다스리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마셨던 수많은 약용 차가 존재했습니다. 오늘은 그중 하나인 '승검초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승검초의 효능과 활용부터 전통차로서 승검초차 1. 승검초차란 무엇인가? 승검초차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차 가운데 하나로 '승검초'라는 이름의 뿌리를 달여 마신 차입니다. 승검초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오늘날 '당귀'라고 부르는 약재의 옛 이름입니다. '승검초'라는 이름은 잎의 모양이 마치 스님이 쓰는 칼(승검)과 닮았다 하여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
향란주, 난초 향을 빌려온 전설 속 명주 술에 과일이나 꽃을 넣어 향을 더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한 풍습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국화주, 일본에는 벚꽃 잎을 담근 벚꽃주가 있듯이 향긋한 식물을 활용한 술은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습니다. 조선의 선비들이 즐겼던 술 가운데에는 한층 더 특별한 술이 있었습니다. 꽃이나 잎을 술에 넣는 대신에 그저 향만을 스며들게 한 술이자 사군자 중 으뜸으로 꼽히는 난초의 맑고 고고한 향기를 빌려와 빚은 술, 바로 향란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향란주란 어떤 술이고 문헌 기록에는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살펴본 다음, 현재는 향란주를 보기 어려운 이유와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 대해 한 번 설명해 보겠습니다.1. 향란주란 무엇인가? 향란주는 이름 그대로 “난초의 향이 담긴 술”입니다. 그러나 난초를 술에 넣어 우려내는..
전통 녹말죽, 오늘날 환자식의 뿌리를 찾아서 쌀이 귀하던 시절, 혹은 병환으로 밥조차 삼키기 힘들던 때 우리 선조들은 무엇으로 허기를 달래고 기운을 회복했을까요? 바로 산과 들에서 얻은 칡, 도토리, 녹두 등에서 추출한 녹말로 쑤어낸 ‘녹말죽’입니다. 녹말죽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몸을 다스리는 약선 음식이자 흉년을 이겨내는 구황식품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오늘은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 전통 식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녹말죽의 역사와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1. 녹말죽이란 무엇인가? 녹말죽은 쌀알을 그대로 끓여내는 일반 죽과 다르게 식물의 뿌리, 열매, 씨앗에서 추출한 녹말가루를 물에 풀어 쑤어낸 죽입니다. 녹말 입자가 매우 곱기 때문에 쌀죽보다 질감이 한결 더 매끄러우며, 목 넘김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린아이, 노인..
꽃을 입힌 전병, 조선의 봄을 담은 '화전' 이야기 봄이 오면 자연은 가장 화려한 빛깔로 물듭니다. 우리 선조들은 그 계절의 아름다움을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지 않았습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들에 핀 꽃을 따다가 찹쌀 반죽 위에 얹어 부쳐 먹는 '화전'이라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꽃 화’와 ‘지질 전’자를 써서 꽃을 넣어 지진 전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전통 행사나 문화 체험 행사에서 종종 접할 수 있지만 그 기원과 풍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전이 아닌 깊은 의미를 가진 음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화전의 정의, 역사 기록, 조리법, 그리고 현대와의 차이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1. 화전이란 무엇인가? 화전은 찹쌀가루 반죽을 동글납작하게 빚은 뒤, 그 위에 제철 꽃을 얹어 기름에 지져낸 음식입니다..
여름철 별미, 개성의 냉만두 편수 여름은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계절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별미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성 지역에서 유래한 ‘편수’입니다. 편수는 한마디로 말하면 차갑게 즐기는 만두로, 뜨거운 국물 대신 시원하게 식힌 장국이나 초간장에 곁들여 먹는 여름 음식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으나 『시의전서』와 같은 조선시대 조리서에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한때 여름철 특별한 별미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편수가 어떤 음식인지, 어떤 역사와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1. 편수란 무엇인가?편수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조각 난 물’ 혹은 ‘얇은 물 조각’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만두피를 ..
수란, 기름 없이 계란을 익혀 먹은 선조들의 지혜 계란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이지만 그중에서도 수란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음식입니다. 오늘날에도 콩나물국밥 위에 얹거나 환자식으로 애용되는 수란은 단순한 계란 요리를 넘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조리법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란의 기원과 역사, 현대 계란 요리와의 차이, 조리 방식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1. 수란이란 무엇인가?수란은 한자 뜻 그대로 '물에서 익힌 달걀'을 의미합니다. 끓는 물에 식초나 소금을 약간 넣고 달걀을 깨뜨려 넣어 흰자가 노른자를 부드럽게 감싸며 익도록 만든 음식입니다.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매우 담백하고 깔끔하며 소화가 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잘 만든 수란은 흰자가 몽글몽글하게 노른자를 감싸고 노른자는 터뜨렸을 때 따뜻한 액체 상태로 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