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옷감을 들여다보다: 왕의 곤룡포부터 백성의 모시옷까지
1. 천 한 필에 담긴 권력: 왕실 옷감의 세계 조선시대 왕실의 옷감은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권력과 신분의 상징이었습니다. 왕이 입던 곤룡포에는 ‘오조룡문단'이라 불리는 비단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비단은 금실로 다섯 발톱의 용 문양을 짜 넣은 최고급 직물로, 오직 국왕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자체로 왕권의 위엄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습니다. 왕비의 예복에는 ‘화문단’과 같은 화려한 꽃무늬 직물이 쓰였고, 대비나 중전은 ‘진주단’, ‘능금단’ 등 특수 직물을 착용했습니다. 색상 또한 엄격히 구분되어, 왕족은 금색, 자색, 진홍색 등의 권위 있는 색을 사용했으며, 이는 곧 신분의 색깔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옷감들은 일부는 명나라 또는 청나라에서 수입되었고, 나머지는 조선 내의 장인들이 만든 직물로, ‘침..